A DAY in Zürich

​에디터 S의 유럽아트투어

앞서 소개한 바젤에서 기차로 한시간 내외를 달리면 스위스에서 가장 큰 도시, 취리히가 나온다.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쓰여졌던 배경에 맞게 공항과 큰 기차역을 가진 이곳은 사실 다다이즘의 발상지로 디자인과 미술에 최적화되어있는 도시. 얼핏보면 바젤과 비슷해보이는 이곳만의 특징은  공장을 개조한 커다란 아트스쿨(ZHDK)을 기점으로 스위스에서 가장 많은 뮤지엄들이 몰려있다는 것, 그리고 밤에 더욱 빛나는 도시라는 것. 클럽문화를 경험하기위해 베를린을 찾았던 이들에게 자신있게 취리히를 권해본다. 잘 정돈되고 구획된 도시에서 빛나는 클럽거리란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이 색다르다.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Limmatstrasse 270, 8005 Zürich, Schweiz

​장황한 이름같지만 직역하면 '미그로스 현대미술관'정도 되겠다. MIGROS라는 재단에서 운영하는 뮤지엄으로 소장품과 작은 기획전으로 이루어진 다른 뮤지엄과 달리 각 층마다 다른 특징의 현대미술 기획전을 만나볼 수 있다. 에디터가 방문했을 11월 당시에는 맥주잔에 퍼포머가 계속해서 맥주거품을 채워놓는 퍼포먼스부터 재단의 투자를 받은 영상작품(영화같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갤러리와 미술작품에 대한 관점을 다루는 아카이빙까지 입장료가 아깝지않은 구성의 전시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Laura Limas Installation Bar Restaurant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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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akrit Arunanondchai - Songs for dying (2021) , Songs for living (in Kollaboration mit Alex Gvojic, 2021)

​가장 인상깊었던 영상작업. Korakrit Arunanondchai는 베트남 출신의 현대미술가로 회화,설치,비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환상,시간,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할아버지의 단기기억상실증때문에 10년전부터 비디오를 촬영하기 시작했다는 그의 작업물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의 신체, 조우하는 순간의 이미지들을 포착한다. MIGROS에서 상영되었던 작업은 제주의 4.3항쟁, 태국에서의 비슷한 사례등이 등장하는 등 포괄적인 의미로 확장된 작업세계관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쪽면은 죽음을 위한 노래, 다른쪽방은 삶은 위한 노래로 이루어진 바닷결같기도 세포의 결같기도 한 작품이 주는 시간들.

뉴욕의 소호에서 갤러리를 운영중인 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책과 그들이 겪는 고충, 이전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큐레이터가 아티스트와 대담을 나누는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었던 마지막 전시관. 반대쪽 방에서는  영문모를 FREE COFFEE 머신이 상주중이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나누는 뮤지엄의 시도들이 눈에 띄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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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현대미술관과 근처 갤러리 위주로 둘러보았지만 이곳에는 고전이나 소장작이 많은 뮤지엄들 또한 많다. 가장 큰 쿤스트 하우스부터 건축물과 가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성지와도 같은 르코르뷔지에 뮤지엄까지.

1. Kunsthaus Zürich

Heimpl. 1, 8001 Zürich, Schweiz

​얼마전 재개장한 큰 규모의 미술관. 현재 진행중인 전시들만 봐도 2000년대의 조각, 오노요코 회고전, 바로크 미술전을 한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관람전시에 따라 티켓종류가 달라지니 방문전 홈페이지를 참고할 것.

2.Museum für Gestaltung Zürich

(1)Ausstellungsstrasse 60, 8005 Zürich, Schweiz

(2)Pfingstweidstrasse 96, 8005 Zürich, Schweiz

​디자인뮤지엄을 방문해보고싶다면 추천하는 곳. 타이포그래피와 인쇄물들, 가구들까지. 총 두군데로 나누어져있는데 두번째의 pflingstweidstrasse 지점은 근처에 프라이탁 본사가 있다는 점에서 투어플랜에 끼워넣기 좋다. 첫번째 지점은 migros 뮤지엄과 가까이 있는편. 

3.Pavillon Le Corbus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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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출생,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르코르뷔지에의 대표작은 역시 롱샹성당이지만, 그의 마지막작품은 취리히에 있다는 것. 취리히 시내와 조금 동떨어져있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쉽게 갈수있는 거리에 위치해있다. 내부에서 주변경관을 보는 묘미를 위해 해가 지기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DAY TRIP IN Zürich

비록 물가가 비싼 나라지만, 취리히까지 온 이상 마트만 돌아다니기에는 영 아쉽다. 에디터의 추천은 레스토랑보다 'bakery'로 검색하고 카페에서 탄수화물을 즐기기. 프랑스인들을 쉽게 찾아볼수있는 이곳은 베이커리들의 수준이 꽤 높은 편이다. 가게마다 맛이 크게 차이가 나진않지만 중앙역 근처의 FRANZOS라는 카페를 특히 추천한다. 브런치메뉴를 주로 판매하지만 커피와 베이커리 단품주문도 가능하다는 점. 크로와상을 꼭 드셔보시길. 잠시 파리에 와있는 듯한 버터맛과 결을 느낄 수 있다.

FRANZOS

Limmatquai 138, 8001 Zürich, Schweiz

NICHT TRIP in Zürich

보일러룸 때문에 취리히를 방문한것은 아니었는데 운이

상당히 좋았다. 마침 방문한 주말이 취리히에서 처음으로 보일러룸 공연이 열리는 날이었던 것. 저녁부터 여섯시간의 공연, 에프터파티까지. 펜데믹 상황으로 인해 흔치않은 이벤트이기도 하고, 취리히에서 처음있는 빅이벤트에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미리 예매하지 못해 대기줄에 서있는 동안 말을 나눴던 사람들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왔던 이들. 취리히란 이러하다. 스위스보다는 독일,프랑스,영어와 완전히 처음듣는 억양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곳. 이번 이벤트는 스위스의 퀴어단체와 함께 개최되어서 그런지 어느 게이바의 공연을 직관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확률은 낮지만 여행시에 BOILERROOM의 행사일정을 한번쯤 체크해보는 것을 권한다. 상황에 맞춰 백신패스어플은 필수.

​이날 이벤트의 장소는 KRAFTWERK라는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건물로 내부가 굉장히 넓었다. 근처에 여러 바와 클럽들이 몰려있으니 즉흥적인 계획을 선호한다면 숙소를 이 근처에 잡고 줄이 가장 긴 곳으로 들어가보자. 취리히는 치안이 좋은 편이라 새벽에 귀가하는 것도 위험하지않은편이다. 일정을 정해놓는 편이라면 아래의 인스타그램에서 행사일정을 참고하자.

KRAFTWERK

Selnaustrasse 25, 8001 Zürich, Schweiz

  • Instagram

​취리히는 규모자체는 작은 도시이지만 몇군데를 돌아다니다보면 여러도시의 모습이 합쳐진것같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분명 구시가지같은 느낌을 주는 길을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현대도시의 모습이 보인다던지, 불어를 듣다가 독일어를 듣다가 스위스 독일어를 듣게된다던지. 유일한 중립국의 특권이란 아주 오래된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일텐데 여기에 취리히는 아주 잘 설계된 도시계획까지 추가한다. 분명 완전히 새것이 아닌데도 잘 만들어진 대중교통 시스템, 어느것하나 눈에 거슬릴 것이 없이 하나하나 개성있는 가게들. 스위스하면 떠올리는  그 유명한 산맥 하나 보이지않지만 취리히는 걸으면 걸을수록 보면 볼수록 아름답다, 낮에도 밤에도.

2022/01/14 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