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NKERS_ART

Cindy sherman

내가 2년전에 좋아했던 청바지, 3년전 좋아하던 블라우스, 고등학생때 친구들과 모여서 품평회를 열었던 화장품들,

이전의 나를 장식하던 것들을 떠올려본다. 그것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단순히 마음에 들어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생각해보지만  사실 어떤 물건을 구입하는데에는 항상 이미지가 함께한다. 내가 본 광고, 그 광고에 등장하는 연예인, 혹은 내가 되고싶어하는 이미지에 걸맞는지.

말을 배우고 선택을 내리게 되었을때부터 아마도 우리는 항상 이런 과정을 거쳐왔다. 치장뿐만 아니라 언어를 배우고 말을 할 때 조차도. 항상 우리는 누군가를 닮는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나'란 과연 존재하는 걸까?

나 다운게 뭔데? 라는 상투적인 대사를 떠올리며, 진지하게 나를 찾아 철학적인 단어를 늘어놓기보다 유희적으로 접근한 사진작가가 있다. 셀프포트레이트의 대명사, 신디셔먼.

누군가는 그녀를 페미니즘 사진작가로 표현하고, 누군가는 자크라캉을 데려와 자기인지같은 철학적 세계로 설명하려한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을 구분짓기를 꺼려하면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매체는 이미지라고 말하며. 

80s

Cindy Sherman. Untitled #96, 1981. Chromogenic color print, 24 x 48 inches. [via MOMA]

70~80년의 신디셔먼은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분장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다. 작품에는 타이틀없이 무제에 숫자만 적혀있어 오로지 이미지만을 가지고 모든것을 읽어야한다. 그녀가 만들어낸 일련의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상투적인, 대중매체에서 보아왔던 것들이다. 신디셔먼 스스로가 설정한 카메라의 각도, 비추는 시선과 조명, 의상들까지. 모든 것들은 타인이 지금까지 어떻게 여성을 찍어왔는지를 재조명한다. 자기 자신이 자신을 찍는 프로세스를 택한 신디는 무한한 가능성아래 지금까지 간파되어왔던 아카이브를 다시 써내려간다. 

그 사진들은 하지만 무언가를 주장하지않는다. 기존의 틀을 보여줄뿐, 새로운 상을 만들어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다. 

​신디 셔먼이 택한 방법은 딱 여기까지인지도 모른다. 타인과 닮으려하고 타인이 되어왔던 과거를 돌아보는 것, 그 공허함을 발견하는 것. 사실 그것에 대항하는 새로운 여성상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새로운 강요이자 폭력이 될지도 모르니.

Cindy Sherman. Untitled Film Still #58, 1980. Gelatin silver print, 6 5/16 x 9 7/16 inches.  [via MOMA]

Cindy Sherman. Untitled #479, 1975. Hand colored gelatin silver prints, 20 1/2 x 33 1/2 inches.[via MOMA]

Cindy Sherman, Untitled #92, 1981, chromogenic color print, 24 x 48 inchesThe Eli and Edythe L. Broad Collection, courtesy of the artist and Metro Pictures

Untitled #74 by Cindy Sherman, 1980. Photograph: Courtesy of the artist and Metro Pictures, New York

90s

90년대 직전 89년에 명화를 뒤틀은 사진작업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신디셔먼은 이혼 후 마네킹을 연출해 찍은 사진들로 작업방식을 바꾼다. 기괴하고 수위가 높아 인터넷에서는 사진을 찾기 쉽지않아 영상으로 대체한다. 이후 인터뷰에서 다시는 마네킹으로 작업을 하고싶지않고 순진한듯 외설적인 사진을 찍고싶다고 밝힌 그녀는 여러 브랜드의 캠페인 작업들로 참여한다. 에디터의 사심을 담아,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그녀가 참여한 캠페인들을 소개한다.

1994

comme des garcons

2010- 2012

landscape , with chanel

Cindy Sherman, United States b. 1954 / Untitled #512 2010–11 / Chromogenic colour print / 202.6 x 347.6cm /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etro Pictures, New York / © Cindy Sherman

Cindy Sherman, United States b. 1954 / Untitled #548 2010–12 / Chromogenic colour print / 179.1 x 353.1cm /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etro Pictures, New York / © Cindy Sherman

Cindy Sherman, United States b. 1954 / Untitled #540 2010–12 / Chromogenic colour print / 180.3 x 221.3cm /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Metro Pictures, New York / © Cindy Sherman

now

신디셔먼은 인스타그램으로 갔다. 셀프포트레이트로 자신이 곧 찍는이가 되는 것이 혁명이던 시절이 무색하리만큼 '셀카'가 보편화된 지금, 타인에게 보여지는 플랫폼과 방식에 주목한 것. 누군가에게는 현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작품이겠지만 혁명적인 거장의 현시대치고는 아쉬운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에디터의 개인적인 생각)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모습, 보여지기 위한 sns의 문제는 이미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대두되고있는 문제이기때문에. 

하지만 지금까지도 신디셔먼이 사진계에 던진 혁명의 파동은 유효하다. 찍혀지기만했던 사람이 카메라를 잡는 일, 앵글 속 숨어있던 시선의 의도를 파악하는 일. 신디 셔먼이 없었다면 사진의 역사는 분명히 달리 쓰였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현재에서 우리가 스스로에게 강요했던 '이상적인 타인'의 모습을 의심해볼때가 아닐까. 나는 얼마나 완벽하게 보이고싶었는가, 누구의 시선에 맞추어 완벽해지고 싶었는가. 그렇다고 모든 치장을 멈추자는 말은 아니다. 신디 셔먼의 '변장'은 그녀의 특기이자 오랜 취미였다는 사실.

다만 ​여기에서 짧은 글로 정의내릴수없는, 아주아주 어려운 일. 자신의 주관을 가진 삶을 한번쯤은 고민해보자는 그런 말로는 쉬운 말을 해보고 싶었다.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디스인챈트의 대사중 , "Gender is spectrum"이라는 말처럼, 어쩌면 개인또한 한 지점에서 정의 내릴 수 없는 스펙트럼과 같은 존재일지도.

2021/FEB.27/EDITOR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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