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NKERS_ART

Gerhard Richter​
​작가미상과 뒷이야기

2020년 초, 영화관의 단골소재인 나치와 구 독일을 다루는 영화 2편이 개봉했다. 진지하고 엄숙해야할듯한 시대극과는 달리 두 영화

모두 각자의 전개 방식을 가지고 나왔는데,

조조래빗(Jojo Rabbit)의 경우에는 아이의 시선을 빌려

너무 어둡지않게 영화가 진행되었고

오늘 소개할 작가미상(Never look away)는 예술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상으로 모든 편견에 맞서는 사랑이 등장했다.

영화는 실제로 현존하는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리는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며

당시 미술계에서의 큰 사건이었던 퇴폐미술전이나

뒤셀도르프의 현대미술거장, 요셉보이스의 모습도

잠시 만나볼 수 있다.

영화의 흐름과 함께 막이 내린 후 리히터의 삶에 대한

후일담도 나누며,한 예술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보자.

1.Entartete Kunst
​퇴폐미술전 (1937)

당시 독일정부의 탄압 아래 퇴페한, 위대하지 않은 으로 분류된

작품들만을 모아 허름한 전시장에서 진행된 전시.

조롱을 위해 열었다는 본 취지와는 달리 많은 관람객들을 모으며

오히려 독창적인 전시 디자인의 한 예시가 되었다.

​영화에서는 초반부에 이모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는 리히터의

모습이 등장하며,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로 극이 시작된다.

2. Joseph beuys
(1921~1986)

동독에서의 성공을 뒤로하고 서독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재학하게 된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의 대표교수이자 스타작가.

 

실제로도 현대미술의 신호탄을 알린 작가이자 아직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독보적인 작업스타일을 가진 독일출생작가이다.

2차대전당시 비행기 추락사고를 겪으며

그 당시 자신을 치료해준 타타르인들의 펠트,지방들을

주재료로 이용한 설치작업들을 선보였다.

스스로를 신화화한다는 오명이 항상 따라다녔지만

​사후에도 여전히 매년 회고전, 기획전이 열리는 기념비적인 작가.

Joseph Beuys, Unschlitt / Tallow, 1977

Joseph Beuys, Sled, 1969

3. Gerhard Richter

EDITOR'S COMMENT

영화에서는 요셉보이스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에게 중요한

조언을 해주는 스승으로 나오지만 그 여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요셉보이스가 대표교수였고,

리히터가 재학했던​ 뒤셀도르프 아카데미는

방임과 자율을 중시하는 아트스쿨이라는 점.!

(1921~1986)

영화에서는 '흐릿한 추상'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중심을 맞추지만 그의 아카이브 중에는 추상화나 

사람이 아닌 것들을 그려낸 작품들 또한 많다.

사진이 등장하던 시기, 많은 사람들이 회화의 죽음을 점치고

사진,영상,설치나 전위예술의 영역으로 옮겨갈때

사진과 회화 사이에서 본인만의 불확실성을 담아낸 작가.

4. Iza Genzken

영화속에서는 리히터의 첫번째 부인에 대한 이야기만이 

언급되지만 실제로 그는 두번의 이혼 이후 세번째 아내와 함께 

살고있다. 그 중 두번째 아내였던 isa genzken은

콜라주와 설치미술계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로

​특히나 최근 들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110901033703_Genzken_Bouquet_new.jpg

EDITOR'S COMMENT

리히터와 이사 겐즈켄의 결혼생활이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조금만 둘러봐도 분명해 보이지만,

그들이 동료로써, 부부로써 지내온 시간이 시사하는 의미는 그 이상으로 다가온다.

리히터가 한창 처음 학부생이던 시기 - 요셉보이스가 작품활동을

해나가던 시기는 이전의 전형적인 미술의 틀에 지친 작가들이

전위적인 것들을 늘어놓던 시기였다.

백남준의 티비부터 존케이지의 피아노까지 당대의 신선한

작품들이 쏟아져나왔던 창의와 광기가 공존하던 때.

리히터의 작품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것은

그 시대상에 탑승하려는 시도를 하기보다 오히려

자신이 정말 관심을 가지는 분야를,

방법을 파고들었기때문이 아닐까

시간이 지나가고보면 언뜻 비슷해보이는 한 시기의 작품들 속에서

그의 회화는 유독 특별해보인다.

겐즈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견고해진 전위를 가장한 예술계를

전면에서 부정한다.

정신없고, 온갖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져와서

숭고함따위는 느껴지지않는 그녀의 작품들은

의외로 조화롭고 동시에 분명하다.

전쟁과 급변하는 정치속에서 지쳐왔던 이전의 사람들이

자유로워지는 방법이 리히터였다면

눈에 보이지않는 미세한 힘들과 어느때보다도 버거운 자유를

누리고 많은 정보들 사이를 누비는 사람들이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이사 겐즈켄 쪽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며.

공부하듯 둘러보던 베를린의 어떤 갤러리 속

유일하게 구글링을 하게 만들었던 그녀의 작품을 떠올려본다.

JAN/10/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