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sden

​독일 속 피렌체를 찾아서

독일 통일 후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독일 내에서 분단의 흔적이나 전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베를린을 제외하고는 크게 남아있지 않다. 모든 시가지와 도로, 건축물들은 재건되고 정비되었으니까. 아직도 재정비 중인 유명한 건축물이나 장소는 아마 쾰른의 불타버렸던 대성당뿐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도시 전체가 이전의 폭격부터 불타던 흔적을 간직한 곳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독일 동부에 위치한 드레스덴이다. 독일의 피렌체라고도 불리는, 과거에는 호화로움을 자랑하던 건물들로 가득 찬 이곳은 까맣게 그을린 건물 외관들과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모든 것들이 불타버린 이후에도 다시금 살아가는 모습, 몇십 년 전부터 몇백 년 전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 독일인 듯 독일이 아닌듯한 신비로운 도시를 소개한다.

Brühlsche Terrasse

드레스덴을 관광하는 데에는 사전에 큰 조사도, 대중교통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 드레스덴 중앙역에서 내려서 Brühlsche Terrasse로 가는 길목에 구경거리들이 모두 몰려있기 때문.


도시는 바로크 시대의 건물들부터 역사적인 곳들이 많아 의미를 알고 본다면 더 뜻깊겠지만 에디터는 사전조사 없이 드레스덴 출신의 친구가 적어준 리스트 속 장소들을 구글맵에 표시해놓고 발길이 닿는 곳대로 걸어 다녔다. 브뤼셀 테라스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는 곳은 아니고, 한 편에서는 시가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고 반대편으로는 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이다. 테라스 바로 옆에는 드레스덴 미술대학교가 있어 산책을 하면서 아틀리에를 살짝 엿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장소의 매력. 

Brühlsche Terrasse 1, 01067 Dres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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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테라스를 중심으로 저장된 가볼 곳들은, 

ZWINGER

STAATSTHEATER

ITALIENISCHES VIERTEL

MARKT ALTMARKT

FRAUEN KIRCHE

SEMPER OPER !

Zwinger garten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과 같이 호화로운 궁전을 만들고 싶어 했던 구 작센주의 왕 아우구스투스의 염원이 담긴, 이 건물은 2차 세계대전 때 폭격당해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모습의 대부분은 복원된 것들이라고 한다. 건물 안은 반대편의 박물관과 내부의 고전 작품들을 소유한 미술관 등 큰 규모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직도 복원 중의 부분과 불탄 부분, 새로 지어져 새것 같은 것들이 한데 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새로 지어지듯 복원된 건물은 이전에 남겨진 설계도와 몇 안 되는 남아있는 사진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분명 충실하게 복원되었지만 과거와 똑같을 수는 없는 이곳을 걷다 보면 그 이전의 못다 이룬 꿈이 흐리게 보이는 듯하다. 신화 속 인물들 하나하나가 곳곳에 숨겨진 고전 건축만의 디테일과 미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장소의 매력.

Sophienstraße, 01067 Dresden

Old Masters Picture Gallery

새로운 여행지에서는 보통 현대미술관을 방문하는 에디터이지만 드레스덴에서만큼은 고전 작품들이 있는 미술관에 가보고 싶었다. 이곳은 쯔빙어궁전안에 위치한 미술관으로 라파엘로, 코레조 등 총 3개 층에 전시실 23개로 이루어진 컬렉션을 자랑하는 장소로, 고전 작품들을 배치하고 아카이빙 하는 센스가 돋보이는 곳이다. 유명 작을 실제로 눈에 담는 의미보다는 천천히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보자는 마음으로 감상한다면 좋을 것 같다. 궁전 안에 서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접근성 또한 큰 메리트.

Theaterplatz 1, 01067 Dresden

staats theater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오페라홀, 챔버 오퍼는 현재까지도 클래식부터 오페라 공연들이 열리고 있는 공간이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궁금하다면 가이드를 들을 수 있고, 공연을 보고 싶다면 https://www.semperoper.de/에서 미리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다가오는 상반기에는 연극과 클래식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티켓 가격이 20유로부터 80유로 선으로 형성되어 있으니 드레스덴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 클래식한 홀에서 감상해 보는 게 어떨까? 

Theaterplatz 2, 01067 Dresden

frauen kirche

frauen kirche, 수녀원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거대한 성당을 중심으로 정갈하게 설계된 광장을 만나볼 수 있다. 회색빛 타일을 따라 걷다 보면 독일이 아닌 체코에 온 듯한 느낌도 든다. frauen kirche를 지나서 조금만 더 걸으면 Fürstenzug라는 타일로 만들어진 벽화를 거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센 주의 통치자들, 예술가들, 과학자들의 모습을 담은 이 벽화는 시내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전쟁 내내 그 모습이 그대로 남은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로, 마치 최근에 새로 만들어진 듯 조금의 흠 없이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걸어가는 길 곳곳에 자리한 오래된 건축물의 흔적과 동상들 또한 이 거리만이 간직한 독특한 요소가 된다.

 

Neumarkt, 01067 Dresden

editor's comment

독일이라는 나라를 들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부분 단순할 것이다. 맥주나 소시지, 옥토버페스트, 목조건물들과 전통의상, 혹은 베를린으로 대표되는 동독의 이미지.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이런 이미지들은 사실 독일의 가장 부유한 주인 바이에른주(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뮌헨이 속해있다)가 가진 이미지라는 사실.


연방 국가로 하나의 나라로서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독일은 각 주마다 가지고 있는 분위기, 사람들의 말투부터 억양까지도 모두 다르다. 하나의 나라이면서도 거대한 땅을 가지고 있는 이 나라가 가진 매력이란 이러한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점들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독일 내의 여행지들은 주로 남부에 속해있다. 뮌헨이나 하이델베르크, 또는 쾰른. 베를린은 예외적인 핫 플이 아닐까. 물론 남부에서 느낄 수 있는 따듯한 날씨와  특유의 여유도 좋지만, 조금 다른 독일을 만나보고 싶다면, 또 모든 것들이 부서졌던 흔적들과 다시 만들어진 모습들을 만나보고 싶을 때 동부의 도시인 드레스덴을 추천한다. 과거와 현재, 이루지 못한 환상들과 몰락을 한 장소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2022/03/18 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