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NKERS_MUSIC

DAFT PUNK

지난 22일, 다프트 펑크의 해체 소식이 들려왔다. 꽤나 오래된 듀오의 해체인데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더이상 둘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는 것에서 오는 것일까, 아니면 한 시대가 지나갔음이 명백하게 보여서 일까?

 

너무 오래들어서 외울만큼 익숙하면서도 주기적으로 듣게되는 노래들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매번 조금씩 바뀌지만, 적어도 일년에 두어번정도 날씨나 기분이 완벽한 날에는 꼭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를 듣는다. 더 기분이 좋은 날에는 익숙한 로고가 그려진 앨범들을 정주행한다. Something about us는 기억도 까마득한 시기의 흑역사와 추억 어디쯤을 다시 데려오고. 우리 마음속에 적어도 한곡정도는 남긴 그들의 음악을 추억하며. 방대한 아카이브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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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WORK(1997)

일렉트로닉에 빠지기 전, 파리에서 다프트펑크의 멤버 토마스와 기마누엘은 3인조밴드 달링으로 활동했다. 당시의 반응은 꽤나 차가웠는데, 비평으로 받았던 멍청한 펑크록 이라는 뜻의 Daft Punky Thrash가 이후 다프트펑크라는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 락음악에서 방향을 틀은 두사람은 90년 중반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던 테크노에 80년의 하우스 음악을 가져오는데, 이를 볼 수 있는 데뷔작의 대표적인 히트곡은 Da funk 라는 기념비적인 곡. 

​후일담으로, 마지막까지 락을 놓지않고 탈퇴한 세번째 멤버 로랑은 이후 프랑스의 얼터너티브 밴드phoenix의 멤버가 된다.

 

DISCOVERY(2001)

데뷔작이 80년대 프렌치하우스의 부흥이었다면 DISCOVERY는 70년대의 복고를 데려와 2000년대에 맞게 개조시켰다. 광고에서 한번쯤은 들어본 ONE MORE TIME이 상업적 성공을 가져온 반면  HARDER,BETTER,STRONGER는 이후 카니예웨스트의 STRONGER에 샘플링되며 장르를 넘어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조용하게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곡은 역시 SOMETHING ABOUT US가 아니었을까.

​썸이라는 요즘에는 정형화된 단어가 통용되기도 이전에 뇌리에 남던 몇안되는 가삿말들.

It might not be the right time
I might not be the right one
But there's something about us I want to say
'Cause there's something between us anyway

HUMAN AFTER ALL(2005)

DISCOVERY의 성공 이후의 후속작 HUMAN AFTER ALL은 전혀 다른 노선을 택한다. 댄스홀의 열기, 낭만은 사라지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담은 차가운 음악으로 돌아왔다. 과감한 변신은 어느정도 주목을 받는가싶다가는 풀이 죽어버렸고, 곧 잊혀지는 앨범이 되었다. 2005년의 혹평을 뒤집은것은 2007년의 그간의 앨범들을 총망라한 라이브셋 ALIVE. 외면받던 3집을 주축으로 믹싱능력을 보여준다.

1집부터 그들의 음악을 들어볼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특히나 추천하고 싶은 전혀 지루할 틈 없는 1시간20분짜리의 셋.

RANDOM ACCESS MEMORIES (2013)

오랜만에 돌아온 4집은 차가운 음악에서 다시 인간적으로 돌아온다. 아날로그 악기, 디스코의 오마주,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한 GET LUCKY는 빌보드 2위라는 대중적인 성과마저 안겨주었다. 기술에 대한 냉소와 미래에 대한 낭만을 오가던 밴드가 마지막 정규앨범으로 선택한 길은 꽤나 인상적이다.

 

그래미 5관왕이라는 결과와 이후 2016년 WEEKEND와의 협업 등 이후의 업적들도 화려하지만 초기 영향을 받았던 80년대 도나섬머의 프로듀서 조르지오 모로더등 여러 록 뮤지션들이 함께 앨범에 참여한 것이 흥미롭다. 과거의 음악을 만들다 좌절한 두 소년은 미래를 쫓고, 결국 도착한 곳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그 어디쯤이었다.
 

​둘이 함께만들어내는 세계는 끝났지만 언젠간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AU REVOIR, DAFT PUNK!

2021/FEB.26/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