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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lescent

​불안하고 빛나는, 미성년자라는 이름

알파벳으로 지칭되는 세대는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나 나왔던

'X세대'가 전부 일 줄로만 알았건만 미디어에서나 현실에서나

'MZ 세대'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요즘,

정작 그 세대에 포함되는 사람들은 어리둥절하다.

온갖 특이한 신조어들,

요즘 세대는..으로 시작하는 기행에 관심을 보이는 건 MZ 세대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저 더 어린 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관심이 아닐까?


미성년자라는 단어는 애매하다.

어떤 짓을 저질러도 예쁨 받던 시기는 지나버렸고

책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엔 아직 아무것도 책임질 일들이 없다.

감정은 미숙하지만 삶의 어떤 시기보다도 격렬해서

어른이 되고 나서 겪을 모든 감정을 합해도

이보다는 덜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분명 지나온 삶의 단계인데도 다시 돌아가서 회상을 하고

현재와 비교를 하곤 한다. 


​무모함이 열정으로, 미숙함이 천진함으로, 단순한 호기심이 순수함으로

추억 보정이 될 때,

지겨웠던 일상이 조금 그리워질 때,

보기 좋은 사춘기의 열을

WE ARE WHO WE ARE

<콜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루카구아다니노 감독의 HBO 티비시리즈 작품.

이탈리아의 여름을 찬양하는듯했던

이전 작품들과 다르게 전반적으로 흐린 날씨와 분위기를 보여준다.

극이 펼쳐지는 주 무대는 이탈리아의 주요 관광지인 베니스 근처이지만

관광지와는 전혀 무색한 차가운 군부대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부모님의 직장 때문에 타지를 떠돌아다니며 생활하게 되는 일,

정체성의 혼란과 겉모습에 대한 이야기,

모든 사건이 혼돈 속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혼돈의 이유를 보여주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충분히 이탈리아에 대한 환상을 깨주지만 그럼에도

보고있으면 이탈리아에 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시리즈이다.

작품 외에도 메인 캐릭터들의 의상에 각자의 고민점들이 담겨있으니

하나하나 숨어있는 디테일들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2010년대에 <가십걸>이 <악마는 프라다> 감성의 '잇걸'환상을 보여줬다면

영국의 퇴폐미를 담은 시리즈는 당연 <스킨스>였다.

<유포리>에는 진화된 스킨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전과는 달라진 환경, 더 이상 맹목적인 캐릭터의 일탈이 공감받기 어려워진 시대에

서사를 부여하며 시청자들을 극으로 끌어들인다.



물론 정말이지 극은 현실과 멀다.

우리가 특히 한국인이 마약이 등장하는 극에 공감하기 위해선

30년 이상의 시간, 혹은 이민을 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으니까.

그렇지만 어떤 것에 의존하고, 중독되고, 욕망하는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다 보면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마약없는 현실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생각도 든다. 



<we are who we are>가 유럽의 날것 그대로의 멋을 보여준다면

<euphoria>에서는 꾸밀 대로 꾸민 멋을 볼 수 있다.

정제되지 않은 메이크업을 보는 재미까지도.

I Am Not Okay with This

넷플릭스의 히트작이었던 <빌어먹을 세상 따위(The end of the fxxxing world)>의 감독이 비슷한 문법으로 만든 시리즈.

역시 분노, 감정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데 일기장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해 2010년대의 인기작 <My Mad Fat Diary>가 떠오르기도 한다.

10대들만의 전유물인 상상력, 전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색감,

약간의 하이틴 요소에 원체 가지고 있던 불안정함이 한데 섞여

형용하기 힘든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 시기 마음 한쪽에 있던 괴물에게 많은 자리를 내어준,

빌어먹을 세상 따위처럼 차를 타고 무작정 떠날 수 없던 이들을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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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4 EDITOR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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