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berlin

​여행의 이유

코로나가 창궐하기전인 2019,2020년경,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라는 문구와 함께 한달살기라는 여행방식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여러 여행지가 몰려있던 유럽인만큼 최대한 많은 곳을 들리는것이 알찬 여행이라고 여겼던 한국의 여행문화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던것.

 

구글맵, 네이버블로그의 역사적 관광명소들을 깃발꽂듯 찾아다니던 사람들은 길목의 작은 카페, 그 지역에서만 만날수있는 편집샵을 공유하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관광지보다 어느 역의 강변산책로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필수관광지'를 들리는 루트는 사실 준비하기도 쉽다. 정해진 길을 따라 가본사람들의 경험담을 모아 짜집기하면 완성되기때문. 하지만 지금처럼 정보가 넘치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진 시대에서는 고민이 많아진다. 특히나 베를린같은 큰 도시에서는 더욱 더. 

​'한달살기'라는 대안은 매력적이지만 쉽지않은 방법이니까, 에디터는 그대신 짧은 기간동안 베를린을 즐길 여행의 방식을 소개해본다.

for caffeinelovers

베를린이 핫해진 이유중 하나는 역시 베를린만의 힙한 카페들 때문이 아닐까싶다. 독일은 커피소비량이 높은 나라지만 한국처럼 신생카페가 자주 생기지않고, 스페셜티커피가 보편화되지않은 분위기라 타지역에서는 베를린에서만큼 퀄리티가 좋은 커피를 마시기 쉽지않다는 점. 베를린의 로스터리카페는 디스트릭트 카페, 보난자 카페, 더 반 총 3곳이 가장 대표적인데 에디터는 가장 접근성이 좋은 더반카페를 많이 방문했다. 어느지점을 가도 맛이 좋지만 꽤나 넉넉한 좌석, 쇼핑중에 카페인수혈을 하기좋은 하케셔막트 인근 지점을 추천한다.

THE BARN Hackescher Markt Café

Neue Schönhauser Str. 12, 10178 Berlin

타지역에서는 식사시간에 맞춰 식당을 찾겠지만, 베를린에서는 식당을 가면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저렴한 선에서 특이한 메뉴들을 맛볼수있는 카페들이 널려있기때문. 주말이 아니라면 그중에서도 실패하지않을 브런치메뉴가 있는 father carpenter를 추천한다.테라스가 있는 야외공간이 넓직하고, 식사류외에도 베이커리류까지 선택지가 많다. 직원들이 독일어가 아닌 영어를 구사하던 베를린스러운 공간.

Father Carpenter

Münzstraße 21, 10178 Berlin

대부분의 도시는 관광지가 모인곳에 갈만한 카페들이 모여있어 대중교통없이 걸어서 충분히 들릴 수 있지만 베를린은 지역이 넓어 카페하나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게되는일이 생기기도 한다. 경로를 잘 짜놓는것도 방법이겠지만 다른 방법은 들리는 곳 바로 아래에서 직접 운영하는 카페를 가는 것. 가장 대표적인 곳을 추천하자면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가는 부스토어(voostore)의 companion coffee가 있고, 조금 덜 알려진곳을 가고싶다면 kw museum 건물의 정원같은 마당에서 운영하는 cafe bravo를 추천한다. 카페 안의 가구와 오브제, 환경을 중요시한다면 분명 만족할것. 베를린에 햇빛이 드는 날 방문한다면 꼭 이곳을 들려보길.

Café Bravo

Auguststraße 69, 10117 Berlin

for booklovers

베를린여행을 한번이라도 계획해봤다면 에코백으로 유명한 Do you read me를 한번쯤 들어보았을것. 베를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된 do you read me는 사실 공간이 넓은 편이 아니라 실제로 가보면 실망하는 이들이 많다. 워낙 인기명소로 밖에서 대기하는 인원이 많아 오랜시간 머무르기도 힘든 편. 에디터가 제안하는 대안은 do you read me에서 도보로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한 pro qm. 보다 넓은 공간에 fine are나 아트매거진 이외에도 디자인이나 건축관련서적이 많아서 한 장소에서 다양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훨씬 적은 관광객들 속에서 의자까지 배치되어있어 오랜시간동안 책을 보다 나올수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 032C등의 베를린에서 구할수있는 아트잡지를 구하고싶은 이들은 do you read me로, 천천히 서점탐방을 하고싶은 이들은 pro qm​을 방문해보자.

Pro qm thematische Buchhandlung

Almstadtstraße 48, 10119 Berlin

for artlovers

​베를린은 갤러리만 몇백개가 자리해있는, 그야말로 독일 최대이자 유럽의 미술문화를 선도하는 도시중의 하나이다. 그 뒤에는 재단과 뮤지엄의 기능을 함께하는 여러 기관들이 있고, 또한 매년 새로운 작가들을 배출해내는 베를린 소재의 아트스쿨들이 있다. 가장 다른 곳들과의 접근성이 좋은 에디터의 최애장소는 kw museum. kw는 독일의 규모가 큰 뮤지엄들중 하나로 단순히 전시를 개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시를 계획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른 뮤지엄들과는 다르게 소장전시회가 아닌 어디서도 본적없는 기획전시회를 보고싶다면 kw museum을 적극추천한다. 앞서 소개한 건물안의 cafe bravo를 동시에 들릴수있다는 것 또한 이 뮤지엄만의 장점.

KW Institut für Zeitgenössische Kunst

Auguststraße 69, 10117 Berlin

베를린의 또다른 볼거리는 매년 베를린소재의 아트스쿨들에서 열리는 전시회, 룬트강이다. 한국에서의 졸업전시, 교내 전시회와 조금 다르게 세계 각지에서 컬렉터들이 모이고 베를린 시민들이 모이는 이 행사는 작은 공간안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세계어디에서도 보기힘든 젊은 신진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베를린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학교인 udk, 베를린예술대학교의 룬트강은 학교 내의 정원에서 나이트파티가 매일 열린다. 전시는 매년 퀄리티가 달라질수있겠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개성강한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곳에서 열리는 프라이빗한 파티장소는 가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않을까. 

베를린의 아트소식들은 인스타그램 @udkberlin @kunstkochsculeberlin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일정을 맞추기보다는 주로 개최되는 6-7월, 혹은 9월쯤에 여행시기가 겹친다면 확인해보는편이 좋을듯하다. 

에디터는 유명관광지보다 몇가지 테마에 맞춰 갈만한 곳들을 소개했지만, 베를린은 여행자의 목적에 따라 갈만한 곳들이 정말 많다. 조금만 거리를 넓힌다면(베를린은 거리에 따라 a,b,c존으로 나누어져있다) 자연경관이나 역사적인 곳도 들릴수 있고, 놓치기 아쉬운 브란덴부르크 문이나 독일의 분단이나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기념박물관들도 모두 몰려있다. 하케셔막트, 미테 지역은 쇼핑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에게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곳이고, 조금은 치안이 걱정되지만 베를린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늦은밤의 클럽문화또한 베를린의 매력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말로 무엇이든 할수있고 무엇이든 될수있는 도시안에서 한정된 시간동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베를린을 관통하는 가장 큰 테마란 자유 일지도 모르겠다. 잘 짜여진 계획도 좋지만 이 도시만이 간직해온, 수많은 경계를 깨어온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해보시길!

2022/01/28 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