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ing

​꽃 피는 계절의 아이디어들

매년 1월 1일, 또는 구정이 새해의 시작이라고는 하지만 꽃이 피고 봄이 시작될 때야 비로소 한 해가 다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두꺼운 겉옷을 넣어두고 짧디짧은 트렌치의 계절을 만끽하는, 벚꽃이 피었다가 지는 짧은 시간. 

꽃잎이 다 지나가고 온 거리가 초록빛으로 변해갈 때, 금방 시들 걸 알면서도 집에 꽃 하나쯤 들여가고 싶은 날들에 가볍게 보기 좋은, 식물들을 주제로 흥미로운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rachel youn

​처음 레이첼 윤을 알게 된 경로는 인스타그램의 짧은 동영상이었다. 조화 풀들이 자유롭게 춤추는 모습은 누가 봐도 모터를 이용한 키네틱 작업이었지만, 움직임을 설계한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여 홀린 듯이 영상을 봤다. 

레이첼 윤은 교포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한국인이다.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매체에 대한 관심을 지나 유연한 소재를 이용한 조각으로 영역을 넓혀가던 그녀는 모터를 사용한 움직이는 조각으로 작업을 집중한다. 

작업 속 조화들이 움직이는 모습은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데, 이런 모습들은 클럽에 갈 때, 파티에 갈 때, 많은 사람들 속 다른 모습을 가지고 다른 인종이었던 그녀가 자유롭게 춤추고 움직이지 못했던 경험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줄기들이 움직이고 서로 서로 닿아있는 모습은 때로는 섹슈얼한 모습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Rachel Youn
"Gather"
On view September 11, 2020–February 21, 2021

Greener than grass
Truman State University Art Gallery
Kirksville, MO
January 18–February 25, 2022

céleste boursier-mougenot

브루 시에 무주 노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설치 아티스트로, 과거 작곡가로 일했던 경력을 따라 설치작업에서도 소리를 주로 사용하곤 한다. 베니스에서 선보였던 작품, rêvolutions는 큰 나무 2개가 전시장과 밖을 오가는 대형 설치작업으로 뿌리째로 움직이는 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은 프랑스 출신의 작가인 만큼 다양한데, 아폴로와 다프네의 신화 속 이야기(월계수가 된 여인)에 대한 오마주부터, 뿌리째로 이동한다는 이주민에 대한 은유, 또 나무의 뿌리가 환경을 감지하고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과학적 접근도 함께 한다. 

​진정한 의미야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멈춰진 장식처럼 식물을 다루거나 조화를 쓰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하나의 나무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전시장으로 가지고 온 세심한 그의 작업 방식이 느껴지는 작품.

Data Garden

DATA GARDEN은 2011년 설립된 음반, 기술 회사로 아티스트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2012년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던 팀이다. 정확한 프로세스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들은 식물로부터 발생되는 일종의 파동을 감지해 신디사이저로 옮겨 소리를 만들어낸다. 

​괴이한 소리가 날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신비한 소리가 나서 놀랐다.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식물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해서 일까? 아니면 설정된 음량의 상태 때문일까?

2022/04/14 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