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ASEL 2021 

​에디터 S의 유럽아트투어

미국과 중국에 비교하면 시장의 규모는 작을지몰라도 유럽에는 유서깊은 주기적으로 열리는 미술행사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2년을 주기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영화제와 건축페어도 함께 열린다), 5년을 주기로 독일에서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 무려 10년에 한번 개최되는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까지. 이중에서 유럽 한복판에 있지만 EU에 속하지않은, 살인적인 물가에도 불구하고 빼놓을 수 없는 자연경관을 가진 스위스에서는 매년 아트바젤이라는 행사가 열린다. 팬데믹시기 이후로 처음 개최된 국제미술전시였던 아트바젤, 3일의 기간중 당일치기로 방문했던 에디터가 현장에서의 사진들과 함께 몇가지 바젤여행의 팁을 전한다.

ART BASEL GUIDE

​아트바젤은 다른 유럽의 국제미술전시회들과는 다르게 '판매'를 위한 페어에 가까운 행사이다. 전시장은 총 두가지 파트로 나누어져있는데, 한쪽은 UNLIMITED라는 파트로 관람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길이가 긴 영상이나 공간 확보가 필요한 설치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

 

반대쪽 본관건물로 들어가면 갤러리들이 빽빽히, 층별로 작품들을 걸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공간마다 박물관에 하나 있을까 말까한 소장품이 걸려있어서(피카소를 너무 많이 만나서 나중에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당황스럽지만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는 한국작가들이 이름, 갤러리명에 반가워지기도 하는 곳. 그렇지만 시간이 한정적인 관람객이라면 역시 언리미티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것을 추천하고싶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최근작이나 올라퍼 엘리아슨의 신작같은 유럽부터 미국까지 돌아야 볼수있을법한 작품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으니까!

David Hockney, Pictures at an Exhibition (2018/21)

YOUR OCULAR RELIEF, 2021

Urs Fischer, Untitled (Bread House), 2004-2006

​작은 팁을 드리자면, 아트바젤 내부에는 카페나 식사류, 허기를 채울수있는 곳들이 곳곳에 있다. 근처에서 카페나 식당 서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물론 가격은 딱히 외부보다 저렴하지는 않다. 프랑이라는 유로가 아닌 화폐단위를 써서 카드결제가 훨씬 편리하다. 유심조차 EU에 포함이 안되어있어서 스위스가 개통국가에 포함되어있는지 확인해야한다는 점.

ABOUT BASEL

​바젤은 유럽여행자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아트페어를 제외하고서도 볼거리가 많다. 렌조피아노가 설계한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프랭크게리가 설계한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등등. 하지만 어떤 명소가 아니라도 가장 좋았던 장소는 아트바젤에서 걸어서 나갈수있었던 강변이었다. 크진 않지만 물이 맑은 강가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있었는데, 해변같기도 하고 계곡같기도 한 풍경이었다. 유럽에 생각보다 깨끗한 강이 흔치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꽤나 매력적인 스팟이 아닐지. 

Fondation Beyeler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건물은 아트페어가 열리기 몇달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장소였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개인전을 위해 건물의 통유리를 개방한 모습때문인데, 에디터가 방문한 9월에는 전시가 끝나고 간단한 기록물정도만 찾아볼 수 있었지만, 건물은 창이 모두 닫힌 모습도 아름다웠다. 찾아가는 길이 크게 어렵지않은데(아트바젤,바젤역에서 버스 하나로 바로 갈 수 있다.) 주변 풍경이 갑자기 건물없는 목초지가 나와서 건물안에서 창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작품을 보면서, 주위를 걸으면서 빛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느껴볼 수 있던 곳. 이곳의 큰 자랑은 역시 모네의 수련인데, 아트바젤 시기에는 수련의 개방일이 아니었다. 그때그때 기획전과 소장품의 전시시기가 달라지는것같으니 미리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방문해보자.

Olafur Eliasson: Life
April - July 2021
Fondation Beyeler, Basel

​입장료 없이도 둘러볼수있는 건물의 측면. 지하에서는 피터도익의 커다란 벽화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에디터를 반갑게 했던 작품들은 볼프강 틸만스의 식물연작들과 신디셔먼의 자화상 사진들

NEW GENERATION

앞서 언급했던 아트바젤의 언리미티드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바로 만났던 것은 커다란 스크린에 회화가 붙어있는, 독특한 구조의 영상작품이었다. 괴랄한듯하면서 재치있는, 영상물 앞에 많이 인파가 몰려있었는데 나중에 스위스에서 재학중인 지인에게 들으니 이 작품이 1억정도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러 작업물들이 얼마정도에, 어느 뮤지엄에 낙찰되었다는 등의 소식이 암암리에 떠도는 모양.

스위스는 알프스, 산맥 근처를 관광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금융업이 굉장히 발달한 상당히 현대적인 면이 공존하는 국가다. 취리히나 바젤이 그러한 모습들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도시가 아닐까 하는데, 도시를 돌아다니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그 부유한 도시는 예술인프라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드코로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2022년, 올해는 카셀 도큐멘타와 베니스 비엔날레, 다시 돌아오는 아트바젤이 유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유럽행 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클래식한 전시들 중 스위스도 고려해보는것은 어떨까? 평화로운 모습 속 긴밀하고 발빠르게 트렌디한 작품들이 거래되는 이 매력적인 도시를.

2022/01/09 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