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S NOSTALGIA

​패션계의 암흑기라 불리던 2000년대가 다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제 꽤나 익숙해진 이야기. 잊혀졌던 물건들이 길거리에서 다시 보이기 시작하고, 흉물스럽게 취급되던것들이 소위 힙한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물론 현재의 미감에 맞게 변형된 공이 크지만 어느덧 2000년대가 1990년대를 대신하는 추억의 탈을 쓰고 더 아름다워보이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한 시기가 지나감을 느끼는 건 조금 씁쓸하지만 그래도 항상 추억팔이란 즐겁다.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을 돌아보며, 여전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아름답고 즐거웠던 과거란 이렇게 새삼 강력하다.

DEVIL WEARS PRADA (2006)

2006년, 에디터라는 생소한 직업을 한 순간 선망의 직업으로 만들었던 화제의 중심에 있던 영화. 저널리스트가 꿈이었던 앤디(앤 헤서웨이)가 잡지사에서 적응하기위해 겉모습을 바꿔나가는 극적인 모습은 상당한 보는 재미를 준다. 심지어 등장하는 룩들은 지금봐도 새련된 모습. 엔딩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조금 갈리지만 오랫동안 회자되는 아주 매력적인 영화임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 같다. 극 중 앤디의 직장동료이자 에디터선배인 에밀리는 파리에 가는 것이 내 꿈이라며 종종 언급하는데, 여기에서 이름을 빌려와 에밀리 인 파리 시리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에밀리는 에디터가 아닌 마케팅업무를 담당하지만, 에디터 못지않은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앤디의 변신 후 모습들. 혹평을 받았던 '셀룰리안블루' 스웨터는 사라지고 블랙 계열 의상들과 악세사리를 자주 활용하는 모습이 눈에 뜬다. 블랙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역시 클래식의 대명사.

​파리에 가는 것을 그렇게 바라던 에이미. 등장 초기부터 내내 세련된 옷들만을 입고 등장한다. 왼쪽의 볼레로패션은 난해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볼레로 형태의 가디건으로 재등장했으니, 돌고 도는 패션계란!

AVRIL LAVIGNE

몸에 착 달라붙는 트레이닝복, 여성성을 강조하던 옷들이 유행할때 펑크를 내세워서 활동하던 에이브릴 라빈. 반항적인 모습에 강한 아이라인의 메이크업, 묘하게 잘 어울리는 작은 체구와 적당히 선을 넘는 가사들까지. 여러 소녀들의 '아이돌'이 되기에 최적화된 모습이었다. 현재까지도 음악활동을 계속하고있지만 예전과 같은 락사운드와는 다른 결의 음악을 하고있는 그녀. 'Girlfriend' , 'Sk8erboi' 와 같은 곡이 그립다면, Pale waves의 음악을 들어보길 권한다. 에이브릴을 좋아하던 보컬의 취향이 반영된 최근 앨범의 'Easy'를 듣다보면 그 시기의 에이브릴라빈이 언뜻 스쳐간다.

일상에서도 입어보고 싶은 가벼운 펑크룩부터 툭 걸친 듯한 티셔츠에 체인악세사리들을 걸치던 에이브릴라빈의 스타일은 꽤나 오랜시간동안 마니아층에서 사랑받았다. 그녀에게서 영향을 받았음을 표명하는 아티스트중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는 아마 빌리 아일리쉬가 이닐까 싶다.  끊어질듯 끊어지지않는 펑크의 긴 명줄, 주류가 되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아름답다며.

GOSSIP GIRL(2007~2012)

뉴욕상류층의 하이틴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가십걸. 입시따위는 겪지않지만 명문대에 입학하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들의 스펙타클한 일상을 그렸다. 유치한 듯 중독성있는 이 막장극은 시즌6까지 이어지며 주연들의 패션이 항상 큰 주목을 받았다. 상류문화에 대한 갈망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걸까? 고전판 가십걸같은 영국으로 배경을 옮긴 브리저튼이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인기의 원인이 상류계의 고상한 이야기라서인지, 선정적인 내용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위부터 여왕벌이라 불리는 블레어, 블레어의 단짝 세레나, 에디터를 꿈꾸는 제니 험프리. 등교할때의 휘황찬란한 하이틴 룩은 최근 체크무늬의 짧은 테니스 스커트 등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고, 부담스러운듯한 머리띠조차 유행아이템중의 하나가 되었다. 제니의 올블랙룩은 지금봐도 잘어울리지만 몇몇 착장들은 형용할 수 없이 어렵다. 하지만 추억의 힘을 빌려 이정도는 눈 감아줄 수 있을 것 같기도.

2021/MAR/28/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