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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ers Movie

< Hirokazu Kore-eda >

2 년 전쯤, 교보문고에 가면 고레에다 히레카즈의 회고록(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 매대를 채우던 때가 있었다. 어쩐지 눈이 가던 책 제목에 이끌려 가볍게 읽었던 책은 기대 이상이었고, 최고치의 기대감을 안고서 그의 영화를 찾아 유튜브로 개별 결제까지 해가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처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내 머리는 이미 너무 많은 극찬들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는지라 ‘좋은 영화’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그 바램과는 달리 영화를 튼 지 20분 만에 잠이 들어버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들은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힘든 영화들이라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식 촬영 방식에서 비롯된 제작법과 아주 섬세한 디렉팅이 스펙타클한 전개 없이 펼쳐지기 때문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감상해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과의 대담’ 정도로만 이름이 전해지던 그가 최근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고 있으니, 한국 배우들과 협업해 만든 영화 브로커 때문이다.

 

섬세하고 예민하게, 장면보다도 찍는 순간의 현실 속 사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감독의 영화 는 한국 배우들과 만나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까? 3번 만에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에디터가 적어보는 그의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들.

< 공기인형의 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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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들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가족들을 소재로 한 전체적으로 훈훈한 이 야기의 영화와 사회 비판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들. 공기인형은 그중 어디에 속한다고 하기에 애매한 판타지와 씁쓸함이 섞여있는 영화다.

‘러브돌이 생명을 얻어 공기인형이 된다’라는 유쾌하지만은 않은 소재가 호불호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공기를 불어넣어 사람이 된 인형이 햇빛 아래 움직이고, 공기를 불어넣어 준 이와 교감하는 장면은 성적인 메타포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고에레다가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미장셴보다 사실적인 화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미지로서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쉽지 않지만 이 영화만큼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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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아버지가 되는 과정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신생아 때 아이가 뒤바뀐 가족이 몇 년이 지난 뒤 알게 되는 내용으로, 내용만 들어보면 막장 드라마 같은 영화다. 스펙타클한 영화 내용과는 달리 첫 시작은 차분하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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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정 중 한쪽은 여유롭고 넉넉한 대신 무뚝뚝한 아버지로, 다른 한쪽은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않은 대신 사랑이 넘친다. 고레에다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가정을 표현할 때는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를 배경으로 삼고, 그렇지 않은 가정을 표현할 때는 자연 속을 배경으로 장면을 촬영한다.

가족을 구성하는 것이 혈육 사이의 무언가라고 믿던 영화 속 주 인공은 영화 말미로 갈수록 자신이 키웠지만, 혈연이 아닌 아들과 감정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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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OKER -2022 >

일본 영화의 황금기가 지나고 유일하게 남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현역 일본 감독이 된듯한 고레에 다는 한국의 영화 산업에 대해 본받을 점들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전부터 한국영화에 관심 이 많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한국인 배우들을 데리고 한국어 영화를 찍어낼 줄은 몰랐다. 이전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서처럼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기존과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 을 만들어낼 것인지,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본에서 만들어내던 영화 스타일을 따를지 궁금해진다. 아이와 함께 어디론가 도망가려는듯한 아이유(이지은)과 그녀를 빼돌려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한 강동원, 송강호는 고레에다의 세계에서 어떤 인물로 만들어질까? 정점의 자리에서 새로운 방식에 도전한 고에레다에게 경의를 보내며, 어느덧 개봉이 19 일 남은 브로커를 기대해 본다.

2022/05/20/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