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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ers Art

< 혼다 >

서부 영화에 대한 찬사에서 시작된 건지, 과거의 미국에 대한 찬사에서 시작된 건지 그 시작은 모호하지만 한해 전까지만 해도 카우보이에 관련된 것들이 유행을 휩쓸었다. 그 특유의 부츠 모양이라든지 프린지와 같은 장식들. 카우보이를 떠올려보면 황야를 가로지르는, 총 하나와 말 하나만을 가지고 모험을 떠나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아주 자유롭고 용기 있는, 그렇지만 자유에는 용기를 뒷받침할 힘이 필요하다.

 

황야들이 모두 개발되고 빈 땅에는 도로가 들어선 지금, 카우보이를 대체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들은 아마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소위 말하는 라이더들일 것이다. 다그닥대는 말소리나 총소 리 대신에 엔진 소리를 울려대고, 헬멧과 옷에만 의지하며 차들을 가로질러 달리는 사람들.

 

순간의 자유로움과 속도 때문에 내 몸 하나를 걸고 전쟁터 같은 도로를 달릴 자신은 없지만, 추 월하며 달려나가는 오토바이의 시끄러운 굉음을 들을 때면 가끔 그 기분은 어떨까 상상되고는 한다. 약간의 기름냄새와 엔진이 가동되는 울림, 가죽자켓의 질감과 빠르게 나아가는 공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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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오토바이와 속도, 공격성을 다루는 작가, ALEXANDRA BIRCKEN 은 독일 쾰른 출신의 현대 미술 작가로 영국의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을 공부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런던을 베이스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기도 했던 그녀는 니트와 천에 프린팅된 이미지들로부터 시작한 설치 작업물부터 시작해서 현재는 오토바이를 반으로 쪼개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써가며 그녀만의 조각에 대한 문법을 만들어왔다. 현재는 뮌헨의 조각과 교수이자 독일과 영국, 뉴욕,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여러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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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금발이 너무해 가 생각날듯한 찰랑이는 금빛 머리, 금발 머리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 꽤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단지 머리카락일 뿐이지만 이 머리가 가지는 상징성, 당장이라도 샴푸 냄새 내지는 향수 냄새가 퍼질듯한 유연하고 여린 느낌, 이 이미지는 둔탁한 오토바이와 만나는 순간 약 간은 웃기는 이질감을 준다. 가죽 옷으로 무장하고서 야무지게 쓴 헬멧 위에 금빛 머리가 프린팅된 스카프를 쓴 남자는 마초맨도 멋진 라이더도 아닌 아주 어정쩡한 무언가가 되어버린다

Blondie.

2010

< 2016, kunstverrein hanno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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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패션을 공부하고, 패션 산업에서 일해왔던 작가는 누구보다도 의복이 가지는 의미에 대 해, 그 디테일과 소재들이 가지는 작은 뉘앙스의 차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작품들 속 소재는 크게 2 가지로 대비된다. 하나는 유연한, 여린, 살랑거리는, 하늘하늘하고 유연한 소재들. 하나는 빳빳하고 단단하고 잘 손상되지 않는 것들. 몸을 둘러싸는 의복이나 겉차림새, 머리카락 등 모든 규정 요소를 빼버린 사람은 어떤 덩어리가 되어 흐느적 거린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 옷을 넘어 얼굴과 머리, 남에게 인식되는 모든 요소를 빼고 나면 우리는 무엇이 될까?

Püppi, 2008

< MOVE TO NEWYO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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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rine 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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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rine 2, 2016

Vitrine 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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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 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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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op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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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s, 2016

< PING,BQ,BERL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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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을 가지고서 여러 방면의 작업을 시리즈로 만들어가는 작가가 있는 반면, 크게 변하지 않는 이미지를 가지고서 변주해 나가는 작가도 있다. Alexandra bircken은 후자에 가깝다. 2017 년 ping에서의 전시는 스케일도, 엄청난 변화도 찾아보기 어려운 작은 규모의 전시였지만 그 요소들을 곱씹어 보는 재미가 있는 전시였다.

작가의 코멘트와 별다른 지시가 없었기에 어떻게 작업을 보는 지는 이미지와 독자들에게 담겼지만, 사진 속 작게 보이는 계란에 대해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독일어로 계란은 ei인데, 이는 여자의 난자를 칭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두 방향에 놓인 계란과 이를 감싸는 라이더 슈트, 이런 식으로 그녀는 이미 세상에 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새로운 의미들을 만들어낸다.

Madonna (ohne Kin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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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Honda Bionda Onda,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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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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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mmer Diener (Detai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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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 2017

< FAIR GAMES,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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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진행되었던 전시, FAIR GAMES는 그간의 길었던 남성성과 여성성 사이, 오브제들 간의 탐구를 끝내고 미래를 향한 질문을 던진다. 널브러져 있는 석유통과 전시장안에 퍼지는 긴장감 섞인 소음, 바람이 빠진 것 같기도 하고 혼이 나간 것 같기도 한 사람 형태의 라텍스들이 뒹구는 가운 데 다른 색의 무언가가 생겨나고, 남은 이들은 사다리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도피한다. 밧줄, 타이즈, 석유, 미식 축구 옷과도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이 혼자만이 제 자리에 서있고 다른 이들은 얻어 맞은 듯 힘을 쓰지 못한다.

 

힘과 속도로 다른이 들을 밀쳐내고 달려왔던 세계, 카우보이가 세상을 바라보던 세계에서 현재는 얼마만큼이나 달라졌을까? 세계에 관해, ALEXANDRA BIRCKEN은 공정 한 게임에 대해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그 세계에 도달할 수 있을지, 또 얼마만큼의 도피와 회피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생겨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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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0/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