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ck

Blankers Music

< HYPER POP >

넥스트 레벨이 울려 퍼지던 작년, 에스파의 성공은 에디터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AE 캐릭터 세계관이나 하이퍼 팝 계열의 (한국에서는 SMP로 일컬어지는) 캐릭터가 강한 음악이 전 세대에서 유행하는 모습이 신기했기 때문. PC MUSIC, 또는 하이퍼 팝, 에스파가 지향하는(또는 차용 해온) 음악 장르는 인터넷에서 생겨나고 발전했다.

 

기존의 훈련받은 음악가들이 만들어내던 정제된 음악이 아닌 인터넷에서 음악 제작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아무렇게나 음악을 섞고 매쉬업해 만든 것들이 일종의 한 장르를 만들어낸 것. 어찌 보면 양지로 나온 오타쿠들과 같이, 이들은 하위문화 특유의 약간의 난해함이나 취향의 호불호를 가지고 있지만, 에디터는 몇 명의 뮤지션들을 추천해 본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넥스트 레벨의 성공처럼 뜻밖에 누군가의 취향에 꽂히게 될지도.

< ARCA >

베네수엘라 태생인 아르카는 부유한 직업을 가지고 있던 부모님 덕분에 안전한 집에서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미국으로 어릴 때 이주해오면서 학창 시절부터 젠더 정체성에 큰 혼란을 겪었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스파이스 걸스의 음악에 강한 열망을 느끼고, 자신 안의 강한 모습보다 feminity, 섬세하고 여성만이 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XEN 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설정하고 자신 안의 다른 모습이라고 설정해왔다. 피아노를 배웠지만 인터넷과 게임 문화에 관심이 많던 미국에서 자란 청소년 중 한 명이던 그는 디지털 음악을 만드는 데에 심취했고, 인터넷에서 현재까지도 함께 작업하고 있는 동료들을 만난다. 공식적으로 논 바이너리를 커밍아웃한 것은 2018년 이후로, 그 이후부터 그만의 독특하고 강한 비주얼들을 보여주고 있다.

뷔욕의 음악적 소울메이트이자 하이퍼 팝의 대표 주자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XEN 앨범 이후로 상당히 컨셉추얼해진 터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그가 만들어낸 제 3의 성과도 같은 이미지는 경이로울 정도이니, 약간의 불쾌감을 감수할 수 있다면 최근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해 보는것도 좋겠다.

eeff4447103e8b897184f3fe13c69682.1000x1000x1.jpg
arca-new-track-cayo.jpg

< Sega Bodega >

FD_OJquXMAIYJQb.jpeg
20210625_SEGA_BODEGA_SHOT_04_1365_RESUPPLIED-1-2048x2048.jpg

​특이하게도 그는 11 살 때 처음 아마추어 밴드에서 활동을 시작하는데 밴드의 장르가 무려 메탈이었다. 사랑하는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들려줄 때 항상 실망스러운 반응만을 받아왔던 소년은 헤비메탈 밴드에서 덜 헤비한 메탈 밴드로, 그리고 영국의 클럽 신을 거쳐가며 현재 그만의 스타 일을 만들게 됐다. 최근에는 NIKE의 광고 음악작곡, 리한나의 FENTY 브랜드 엔딩 음악 작곡, 한국 아티스트 오메가사피엔의 앨범에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 S H Y G I R L >

88-Shygirl-4-1090x1500.jpg
88-Shygirl-5-1090x1500.jpg

샤이걸은 런던 출신으로, 자신의 몸과 미의 기준의 불일치, 길거리에서의 캣 콜링 등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을 가지고 자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상업 사진을 공부했던 그녀는 카메라 어시스턴트를 거쳐 브랜딩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출장차 갔던 파티에서 인생을 바꾼 프로듀서 SEGA BODEGA를 만난다. 첫 데뷔 앨범으로 피치포크, 크랙 매거진 등에서 좋은 평을 받고 블랙핑크가 피쳐링을 맡았던 레이디 가가의 곡 SOUR CANDY에 협력 아티스트로 참여하는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FUTRUE OF HYPERPOP? >

2000 년대의 미감이 Y2K라는 이름을 가지고 돌아온 것처럼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미래, 인공 지능 , 아바타와 같은 개념 또한 인터넷이 처음 보급되었던 세기말 감성에 불가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로 우리는 현실에서 눈으로 보는 것보다 가상현실에서 그것보다 더 중요한 AE, 아바타를 가지고 살아가게 될까? 아마도 앞으로의 모든 기회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만들어질지 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점은 인터넷상에서 만났다고 소개하는 하이퍼 팝 아티스트와 프로듀서들은 모두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이어갔다는 점, 뷔욕과 아르카의 운명적인 만남은 뷔욕의 해외 투어 뒤풀이 클럽이었다는 것, 또 아르카의 크루들은 미국에 기반을 두고 SEGA BODEGA 가 이끄는 N UXXE 크루는 영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 우리는 얼마만큼 현실로부터 형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이 모든 건 사이버 가수 아담과도 같은 한순간의 기믹일지도, 또는 정말 또 다른 미래로 가는 초석일지도.

2022/06/17/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