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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ers Art

< WOMAN WITH AX >

지난 6월 24일, 미국에서 낙태권이 폐지되던 날.

한쪽에서는 베이비박스, 모성애에 대한 간접적이면서도 확고한 이미지가 생산되는

영화의 프로모션이 펼쳐지는 장면들을 보며 에디터는 도끼를 든 여자가 길거리를 활보하며

차 유리들을 깨버리는 1997년의 비디오작업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 Pipilotti R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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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에 태어난 스위스 출신, 피 팔로 티는 퍼포먼스와 음악, 조각, 영상들을 모두 사용하는 아티스트로

대중문화의 상업성과 섹슈얼리티, 억압되지 않은 자유로운 신체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들을 만든다.

스위스의 바젤에서 비디오 아트를 공부하고 몇 년간 퍼포먼스 그룹이 자 음악밴드였던 Les Reines Prochaines에서 활동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비디오아트 작업을 주로 하던 초기작들부터

현란한 색상을 가진 인스톨레이션 작업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EVER IS OVER ALL, 비욘세의 HOLD UP 뮤직비디오에서 오마주 되기도 했던 기념비적인 비디오아트다.

< EVER IS OVER ALL, 1997 >

피플 로티의 초기 작업 중 하나로 한 장면 안에 겹쳐지는 두 가지 이미지로 이루어지는 비디오.

하늘하늘한 원피스와 해맑은 얼굴로 길을 오가는 한 여자와, 그녀의 손에 들린 도끼, 그리고 바로 옆에 오버랩되는 꽃의 이미지는 마치 꽃을 가지고서 차를 내리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또는 꽃을 내려치는 듯 보이기도 하다. 마치 뮤직비디오와도 같은 러닝타임, 깔려지는 음악과 함께 폭력이 난무하는 장면들 속

누구도 그녀를 비난하지 않고 모두들 유쾌하다.

< ENTLASUNGEN, 1988 >

독일어로 울려퍼지는 기묘한 목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영상.

영어로 바꾸어보자면 I see, you see, I see you seeing, you see me seeing, I want to show what I see. 라는 말과 함께

영상은 글리치를 넘어 쪼개어지고 분산된다. 때로는 면, 선에 맞추어 쪼개지고, 또 리듬에 맞추어 분할되는 영상 속 인물은

화면 속에서 소리치는 듯 보이기도 하고, 화면에서 나오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 UNDER THE SKY,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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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화면 안에서 화면을 나누고 선과 면으로

한 장면을 쪼개던 아티스트는 프로젝션으로

영상을 비추고, 사람의 몸에 겹쳐지던 프로세스에 주목한다.

비디오는 조금 더 투명하지고, 투사된 이미지속 물체들은

누군가의 등을 타고, 또는 목을 따라 내려와 공간 속의 사람과

합쳐진다. 아직 미디어 아트가 성행하기전인 2008년,

피필로티는 카메라가 몸 안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구상했다. 이미지가 폭발하는 것, 그리고

내부와 외부, 카메라와 사람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

어쩌면 그 공간안에서 신체는 자유롭고 유연해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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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rcy Garden Retour Skin, 2014 >

80년대 후반부터 작업 활동을 시작했던 그녀는 어느새 백발을 한 중년기를 넘어선 아티스트가 되었다.

최근 그녀가 몰두하고 있는 작업들은 프로젝션을 넘어 몸과 자연물 사이를 넘나드는 대형 영상물, 그리고 인스톨레이션.

한평생을 미디어가 인물을 비추는 시선과 괴리에 대해 파고들었던 아티스트는

자연의 이미지와 색을 가져와 신체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러운 것, 마치 그것이 신체의 본질이라는 듯이.

그녀가 여전히 사랑하는 주제인 몸은 형형색색으로빛나고,

때로는 심연과도 같이 깊다가도 무엇으로도 규정될 수 없을 만큼 신비롭다,

누군가가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리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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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1/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