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NCH TOUCH

유치한 말이지만, 분명 나만 알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알음알음 이름을 알린 가수들이 있다. 에디터에게는 글렌체크가 그런 가수 중 한 명이었다. 한 매거진에서 우연히 특이한 이름을 발견하고 ‘드라이브를 위한 음악’이라는 소개 문구에 홀려 들은 순간 보석 같은 밴드를 발견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대중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어느새 인기를 얻었고 티비 광고에서도 흔하게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2010년대 초중반, 이디오 테이프와 글렌체크가 대표하던 한국식 프렌치 터치의 감성이 있다. 록 페스티벌에서 만나도, 디제잉 페스티벌에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묘한 경계의 느낌. 여름에 들으라고 아무도 정해주지 않았지만 여름의 어떤 기억 속 배경 음악이 되는 음악.

 

글렌체크에게 가장 큰 성공을 가져다주었던 2013년의 ‘Haute Couture’은 역작인 동시에 어떤 앨범을 발표해도 비교되곤 했던 앨범이었다. 일렉기타와 드럼의 강하고 쨍한 음악, 색이 뚜렷한 생동적인 음악들. 비슷한 앨범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다른 시도를 했던 앨범은 이전을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몇 번의 다양한 시도들을 거쳐 2022년 오랜만에 돌아온 그들의 음악은 이전과 비슷한 듯 시작해서 들어본 적 없던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전의 글렌체크가 아주 멋진 옷을 무리해 차려입고서 낯선 곳에서 뽐내던 젊음과 같았다면 지금의 글렌체크는 이전보다 편안하고 힘을 뺀 듯한 느낌이 든다. 이 미묘한 다름은 노련함일까 시간이 주는 안정감일까?

 

오직 두 명의 인원으로, 각자의 악기로 무장한 다인원 밴드에 못지않게 꽉 채운 음악들을 만들어내는 글렌체크와 그들에게 영향을 준 프렌치 하우스(프렌치 터치) 뮤지션들을 약간의 향수와 함께 곱씹어 본다.

Laurent Garnier

60대라는 불혹의 나이에도 활발히 활동 중인 프랑스의 대표적인 DJ. 특이하게도 그는 영국에서 호텔 매니저 일을 하다가 취미 삼아 디제잉을 시작했다고 한다. 음악에 대한 이전의 커리어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지금까지도 하루 6시간은 청음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그의 주특기는 롱 믹싱. 무려 5시간을 넘게도 공연을 하는 그는 긴 러닝타임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기막힌 타이밍을 찾아 트랙을 넘긴다. 일종의 노동요로 그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 흐르듯이 흐르는 트랙을 따라 잡생각들을 비워준다.

2003년 센셔이셔널한 데뷔 앨범과 함께 나타나자마자 다프트펑크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JUSTICE. 글렌체크가 영향을 받았음을 밝히기도 했던 JUSTICE의 음악들은 원초적인 무언가를 건드린다. 밴드를 상징하는 십자가 문양과 함께, 흔하게 쓰이는 악기 범위를 벗어나 웅장한 배경음이 나오기도 하고, 80-90년대의 음악들을 샘플링하기도 한다. 듣는 이의 취향에 따라 각자 최고로 뽑는 앨범은 다르겠지만 가장 잘 알려진 곡은 D.A.N.C.E가 아닐까 싶다. 아직도 가끔씩 클럽에서 이 트랙이 등장할 때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든다.

JUSTICE가 다프트펑크의 뒤를 이었다면, 현대의 프렌치 하우스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Sebastian인듯하다. 파리에서 자라 15살 때부터 음악 활동을 해왔던 그는 이전에 힙합 음악 관련 프로듀싱을 했던 경험 때문인지 일렉트로닉 음악을 기반으로 R&B 뮤지션들과 협업을 하거나 강한 전자음을 많이 덜어낸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앨범 커버부터 두 남자가 주먹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이라든지, 클럽 안에서의 난투극으로 찍은 뮤직비디오 등, 그의 음악들 속에는 분노에 대한 감정이 느껴진다. 약간은 눈살이 찌푸려질 법도 한 장면들은 이상하게도 자꾸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날선 전자음 사이로 쇠맛이 아릿하게 느껴질 것만 같은 말도 안 되는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Philippe Zdar

2019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슈퍼 프로듀서. 프렌치 터치라는 장르를 개척해낸 장본인이자, 디스코 베이스부터 록 음악의 샘플링까지, 초반의 흥겨운 음악을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갔던 기분 좋은 음악을 만들던 아티스트.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CASSIUS라는 듀오로도 활동했던 그의 음악은 JUSTICE, THE RAPTURE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PHOENIX는 그와 함께 작업한 앨범으로 그래미를 수상하기도 했다. 프랑스 음악계의 숨은 공신이자 파리지앵으로 불리던 명랑함의 대명사.

2019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슈퍼 프로듀서. 프렌치터치라는 장르를 개척해낸 장본인이자, 디스코베이스부터 락음악의 샘플링까지, 초반의 흥겨운 음악을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갔던 기분좋은 음악을 만들던 아티스트. 프로듀서 뿐만 아니라 CASSIUS라는 듀오로도 활동했던 그의 음악은 JUSTICE, THE RAPTURE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PHOENIX는 그와 함께 작업한 앨범으로 그래미를 수상하기도 했다. 프랑스 음악계의 숨은 공신이자 파리지앵으로 불리던 명랑함의 대명사

2022/04/28 EDITOR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