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uders
in museum

사방이 흰 면으로 가득찬 미술관안에 들어서면 때론 적막함이 숨막히게 다가올때가 있다. 숨소리, 발걸음 하나하나에 신경쓰게 되는 침묵을 지키는 공간. 물론 깨끗한 배경안에서 작품의 작은 디테일까지도 살필수있는것이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아쉬움이 남는다. 일상이 막장드라마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세상에 살고있는 우리에게 언제부터 미술관이 침묵안의 고상하고 따분한 공간이 되었나? 

​미술관을 흥미롭게 만들기위해, 혹은 작품의 영역을 사람들에게로 옮기기위해 적막의 공간에 침입자들이 찾아온다. 공연이라기엔 짜여진 플롯과 씬이 존재하지않고, 작품이라기엔 정형화된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 그들은 우리의 눈을 노려보고, 바닥을 기며, 천장에 매달리거나 바닥아래를 활보한다. 낯설고도 익숙한 사람의 모습으로.

MARIA HASSABI

마리아 하사비는 안무가로서 먼저 활동하며 공간과 오브제들을 이용한 작품세계를 보여왔다.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moma 미술관을 배경삼아 보여준 라이브 퍼포먼스 - PLASTIC (2016). 회색옷을 입은 무표정의 사람들이 미술관 계단에, 매표소에서, 바닥을 기어다니고 쓰러져있다. 회색으로 둘러쌓인 공간에서 사람들은 살아있는 생명체라기보다는 공간을 구성하는 일부분처럼 존재하고 물건과 같이 널부러진 그들을 관람하는 이들이 사진을 찍어 크롭하고 보정하여 업로드한다. 현실에서는 우리가 지나치는 - 소외된 시선밖의 사람들을 멈춰서서 보게하는 유일한 공간은 미술관 속이라는 것을 입증하듯이.

vanessa beecroft

바네사 비크로프트는 행위예술가뿐만 아니라 칸예웨스트, 여러 패션브랜드들과의 협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신체가 해석되는 맥락과 견디는 힘. 퍼포머들은 바네사에 의해 왜곡되고 변형된 몸을 장시간에 걸쳐 보여주고 모든 과정이 끝나고 소진되고나서야 편안한 모습으로 지쳐 눕게된다. 하이힐, 곧게 펴진 잘록한 허리, 불편하지만 신체를 부각하기위해 입는 것들 . 타인을 의식하며 삶 속에 녹아든 것들을에 대해. 최근에는 피부색에 관련된 작업들로 관심사를 넓혀간 모습들이 보인다.

tania brugu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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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 브루겔라는 오랜 시간 이주문제와 제도, 국경에 대한 문제들을 다뤄왔다. 영국의 테이트모던에서 진행된 tatlin's whisper #5에서는 어떠한 안내없이 두명의 경찰관이 말을 타고 나타나 관람객들을 통제한다. 호루라기를 불고, 동선을 방해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어떤 반항도 하지않는다. (진짜 경찰임을 확신할수없어도) 경직되고 밀폐된 공간, 권력을 상징하는 것들을 마주하며 순응하는 사람들.

​공간 속의 모든것들이 타니아가 보여주고싶은 사회를 나타낸다.

21/26/juli/editor s